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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내가 마무리할 수 있는 것에 큰 위안"

말기 골수암으로 시한부 판정 "갈 때 되면 처방 약물 먹을 것" 악기 레슨 등 버킷리스트 실천 말기 골수암 진단을 받은 로버트 스톤(69)은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죽음을 삶의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 보다는 남은 날을 견디기 힘든 고통에 시달리며 온몸에서 기운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연명하다 죽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달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끝낼 수 있는 약물을 처방받았다. 지난 6월 존엄사법이 발효된 캘리포니아에서 스톤은 존엄사를 택한 첫번째 환자들 중 한 명이 됐다. LA타임스는 3일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 실버레이크에 사는 스톤의 스토리를 소개하면서 섣부른 자살을 합법화할 수 있다는 논란 속에서도 존엄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존엄사 합법화를 추진하는 주도 25개 주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존엄사법을 시행하고 있는 주는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모두 5개 주다. 오리건주가 1997년 처음으로 존엄사법을 시행한 데 이어 워싱턴주(2008년), 버몬트주(2013년)가 뒤를 이었다. 몬태나주는 존엄사를 허용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2009년 주 대법원이 존엄사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존엄사가 인정되고 있다. 2014년 11월 이후 25개 주가 존엄사 합법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갖은 논란 속에서도 이렇듯 존엄사를 허용하는 주들이 늘고 있는 것은 베이비부머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대학 노인학 연구소의 렌 피셔맨 디렉터는 "5년 전부터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80~90대까지 살면서 회복 가능성이 없는 신체적, 인지적 질환을 겪으며 연명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들이 그런 상황에 처하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며 "그 결과 근래들어 단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집중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존엄사를 택한 스톤도 그런 경우에 속한다. 1992년 울혈성 심부전으로 병원에 입원한 그의 엄마는 병원 침대에 양손이 묶이고 목구멍에 튜브를 끼워 넣은 채 한달 여 연명치료를 받다가 결국은 코마 상태로 숨졌다. 당시 그의 엄마는 80세 생일을 몇 주 앞두고 있었다. 스톤은 "엄마도 아버지도 삼촌도 숨지기 전에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면서 "그들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스톤의 의사는 그에게 화학요법이 더 이상 효과가 없고 길면 1~2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스톤은 엄마처럼 마지막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스톤은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몸이 계속 쇠약해지고 있지만 아직은 약물을 먹지 않을 것"이라며 "떠날 때가 되면 몸이 알 수 있을 것이고 내 삶을 내가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 살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베트남과 일본을 여행했다. 최근에는 그동안 보관해온 옛날 편지를 다시 읽고 있다. 196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편지를 읽으며 옛 친구들과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감돈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 정말 운이 좋았다. 자유의 바람이 거셌던 60년대 UC버클리를 다녔고 평화봉사단으로 필리핀에서 봉사했고 노숙자들을 돕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보람있게 일했고 …." 그는 LA타임스에 "진단을 받은 이후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마지막을 보낼 수 있는 것에 감사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코디언으로 '레이디 오브 스페인'을 연주하고 싶어했는데 몇 주 후면 11살 때 포기한 아코디언 레슨도 다시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8%가 존엄사를 지지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10%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6-08-03

행복 위한 존엄사 선택 … 무겁지만 밝은 로맨스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감독: 테아 샤록 출연: 에밀리아 클라크, 샘 클라플린 장르: 로맨스 등급: PG-13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는 새 직장을 찾던 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 윌(샘 클라플린)의 임시 간병인이 된다. 루이자의 우스꽝스러운 옷과 수다스러운 농담이 불편한 윌과 절망에 빠져 매사 비뚤어진 태도를 보이는 윌이 치사하기만 한 루이자. 하지만 둘은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여행광, 만능 스포츠맨,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였지만 사고로 인해 목 위와 한 손의 손가락만 움직이는 근육 손실 환자가 된 윌. 그리고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없이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루이자. 상반된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하며 변화한다는 '미 비포 유(Me Before You)'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러브 스토리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윌이 6개월 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계획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미 비포 유'는 기존의 로맨스영화와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행복을 위해 죽음을 선택합니다."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는 존엄사를 택한 윌. 루이자는 그가 삶을 버틸 수 있게끔 노력하지만, 결국은 그의 선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보내 주는 것과 붙잡는 것 중 어떤 게 더 사랑하는 걸까.' 이 질문은 각각 윌과 루이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봐도 쉽게 대답할 수 없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존엄사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영화의 톤은 밝다는 것. 이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질문보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더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신의 판단과 의지대로 후회 없이 살아왔고, 죽음까지도 스스로 선택한 윌은 인생을 의미 없이 보내는 루이자에게 커다란 선물을 남긴다.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멋지게 살길 바라는 그 마음을 담아서. "인생은 한 번이에요. 최대한 열심히 사는 게 삶에 대한 의무예요"라는 윌의 조언은 저마다의 인생을 돌아보게 하며 깊은 여운을 준다. 통통 튀는 매력으로 귀엽고 사랑스런 루이자를 표현한 에밀리아 클라크와 윌의 세심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은 샘 클라플린의 섬세한 연기는 루이자와 윌을 응원하게 만드는 힘. 원작에서 가져올 부분과 버릴 부분을 영리하게 택하며, 536페이지의 원작 소설을 111분이라는 상영 시간 안에 모자람 없이 담아낸 원작자이자 각본가 조조 모예스의 문력이 빛을 발한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2016-06-02

[닥터 권 줌인]존엄사 vs 살인

존엄사(death with Dignity)와 안락사(Mercy Killing)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안락사는 ‘고통스런 불치병이나 신체질환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을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의미하지만 자연적인 죽음보다 훨씬 이전에 생명을 마감시키며, 질병에 의한 죽음이 아니라 인위적인 행위에 의한 죽음까지 포괄한다. 반면 존엄사는 의학적 치료를 했음에도 죽음이 임박했을 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함으로써 자연적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즉,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영양공급, 약물투여 등을 ‘중단’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이를 소극적 안락사라고도 한다. 현행 법률과 판례에서 ‘의료진은 환자의 생명을 단 1분이라도 연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제시하지만 환자의 생명을 중단시키기 위해 약물을 주입시키는 적극적 안락사와 인공호흡기를 떼고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는 소극적 안락사를 미국에선 ‘사전의사 결정제도’로 인정하고 있다. 즉, ‘인간이 스스로 자의에 의해 죽음의 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그 어떤 것도 이를 구속하지 못한다’고 하는 이율배반적이고 좀 혼란스런 규정인 것 같다. 오늘 저녁에 한국에서 대학 친구가 “친구야, 예쁜 우리 엄마가 어제 밤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라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 순간 눈물이 핑 돌고 한국으로 당장 달려가서 그녀를 위로해 주고 싶었다. 한국에서 근무할 땐 슬플 때나 기쁠 때, 아무리 멀어도 언제든 달려가서 서로 나누고 위로하던 친구다. 정확히 13년 전 2003년 4월의 일이다. 친구의 어머니는 그 때 정년 퇴직하시고 딸이 사는 곳을 잠시 방문하셨다가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코마(coma)상태가 되었다. 뇌 수술을 세 번이나 하셔서 그 미인이시던 어머니의 이마가 보기 흉하게 움푹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도 여전히 무의식 상태가 계속 되었고 친구는 어머니를 병원에서 자신의 집 안방으로 모시고 온갖 정성을 다해 어머니가 깨어나도록 도왔다. 물론 풀타임(full-time) 간호원을 고용했지만 코마 상태인 환자를 돌보는 것은 중노동이라 그들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결국 파격대우 즉, 출퇴근 9-5시, 주말은 휴가, 그리고 높은 연봉으로 어렵게 좀 오래 머무는 간호원을 어머니 곁에 둘 수 있었다. 저녁과 주말에는 친구가 학교에서 일이 끝나면 항상 어머니 옆에서 병간호를 했다. 친구의 병 간호는 그야말로 감동적이었다. 의식 없는 어머니를 의식 있는 사람을 대하듯 대화했다. 예를 들면, 내가 전화하면 “엄마, 내 친구야, 알지? 그 미국 유학한 친구” 라고 말하면서 나에게도 “어머니와 대화해 보라”고 했고 나도 “어머니 안녕하세요? 좀 어떠세요?”라고 인사 드리면서 무반응인 어머니였지만 그 친구가 평소에 하던 대로 나의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1년이 지나도 친구는 포기하지 않고 직장 가기 전에 그리고 돌아와서 어머니를 포옹하고 키스하면서 인사하고 저녁엔 직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어머니이게 자세히 들려 준다. 코마 상태인 어머니를 일으킬 때도 몸을 닦아 드릴 때도 갓난 아기 다루듯이 진정한 사랑으로 정성스럽고 부드럽게 돕는다. 2년이 지난 2005년 주위 사람들의 희망도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친구야, 딸이 아니면 이런 간호도 어려울 거야” 라며 친구는 포기하지 않고 정성껏 어머니를 간호했다. 2006년 2월, 코마상태로 3년을 침상에서 보낸 어머니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친구 어머니가 깨어나서 일어나신 것이다. 책도 읽으시고 식사도 하시고 약해진 다리 때문에 휠체어를 이용하시지만 행복해 보였다. 지난해, 2015년 9월, 내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어머님은 농담으로 나에게 영어 인사를 하시면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13년 전에 친구 어머니에게 ‘생명 연장한 보조기구들’을 떼어 버렸다면 ‘존엄사’ 일까 아님 ‘살인’이라고 해야 할까? 내 조카도 초등 때 가족여행 중 교통사고로 1년간 코마 상태였다.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가 곁에서 회복을 기원하며 치료를 도왔고 1년 후에 다시 깨어나서 건강해졌다. 그녀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다. 인체의 신비를 대할 때마다 난 고등학교 천재 물리 선생님이 “우리가 배우는 모든 지식은 이 우주의 먼지 즉 점과 같은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생각난다. 존엄사는 인간의술의 한계와 윤리 도덕적 문제로 아주 신중히 다루어져야 할 것이며 움직이는 모든 생명, 심지어 미물도 그리고 식물조차 그 생명은 소중하고 존중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2016-03-03

[독자가 묻고 기자들이 답합니다] 연명 의료 행위 중단 '소극적 안락사'가 존엄사

약물 투약하는 직접적 방식은 '적극적 안락사' 현재 전국 5개 주만 합법…긍정 여론 확산 추세 뉴욕·뉴저지 등 일부 지역서도 허용 법안 계류 중 여론조사 응답자 88% "죽음에 대한 선택 보장돼야" Q. 안락사와 존엄사가 있는데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현재 미국에선 안락사에 대한 법적 규정이 어떻게 돼 있나요?. A. 안락사는 말 그대로 편안한 상태로 죽음을 맞는 것을 말합니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불치의 중병에 걸린 환자에게 치료와 생명 유지가 무의미하다고 판단될때 직.간접적 방법으로 고통없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행위'라고 풀이돼 있습니다. 안락사는 전세계에서 지금까지도 찬반 논란 속에 일부 국가에만 합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안락사 이슈는 오랜 세월 논란이 됐습니다. 그러다 올해 지난 1월 8일 국회에서 이른바 '웰다잉법'으로 불리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됐습니다. 이 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해 있고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네 가지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의료계와 환자 가족들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끝낼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으나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등은 여전히 환자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현재 전국 5개 주에서만 허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안락사(Euthanasia)를 크게 자발적(Voluntary) 안락사와 비자발적(Non or In-voluntary) 안락사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자발적 안락사는 환자의 동의와 요청에 의한 것을 의미하고 비자발적 안락사는 환자가 나이가 아주 어리거나 병환으로 의사 소통이 불가능해 직접 의견을 밝힐 수 없을때 적용됩니다. 대부분 비자발적 안락사는 금지돼 있으며 일부 주에서만 매우 특별한 사유가 있을때에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안락사와 존엄사=자발적 안락사는 크게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로 다시 분류되는데 소극적 안락사를 '존엄사'라고 합니다. 적극적 안락사는 환자의 몸에 약물을 투약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방법입니다. 소극적 안락사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생명 연장을 위해 해오던 각종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적극적 안락사는 직접적이고 인위적인 방법으로 환자의 생명을 끊는 것이고 소극적 안락사는 치료를 중단해 환자가 스스로 생명을 잃게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존엄사는 소생이 불가능한 환자에 대한 치료 중단이고 소극적 안락사는 소생과 상관없이 환자나 가족의 요청에 따라 치료를 중단하는 행위라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법적 현황=미국에선 안락사라는 표현 대신 '의사 도움에 의한 자살(physician-assisted suicide)'이란 단어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는 도움을 받아 생명을 끊는 행위를 의미하는 '어시스티드 다잉(assisted dying)' '에이드 인 다잉(aid in dying)'이란 표현도 쓰이고 있습니다. 또 죽음을 보다 존엄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데스 위드 디그니티(death with dignity)'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안락사 다시 말하면 존엄사를 허용하는 주는 오리건.버몬트.워싱턴.캘리포니아.몬타나주 등 5개 주입니다. 이 중 몬타나는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다른 주들과 다른 점입니다. 1998년부터 허용하기 시작한 오리건주가 가장 먼저 존엄사를 합법화했고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허용 법안이 주의회를 통과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뉴욕과 뉴저지주는 현재 관련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뉴욕주의 경우 올해 회기가 시작되면서부터 허용 법안이 주의회에 상정된 상태입니다. 에이미 폴린(민주.88선거구) 주하원의원과 존 보나식(공화.42선거구) 상원의원이 각각 하원과 상원에서 발의한 법안(A.5261-B/S.5814)은 불치병을 앓는 환자 중 정확한 의사 소통이 가능한 경우 자살을 위해 정식으로 독극물 처방 요청을 허용하고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의사가 처방을 해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안을 주도적으로 발의한 폴린 의원은 "생의 마지막 순간을 고통스럽고 괴롭게 맞아야 한다는 것은 남은 가족에게도 더 큰 정신적 고충을 주는 것"이라며 "내가 불치병에 걸렸다면 내 스스로 생명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뉴저지주 역시 현재 존엄사 허용법안(A2270)이 지난 2014년 주상원과 하원 보건위원회를 통과한 상태입니다. 이 외에도 캔자스.매사추세츠.미시간.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오클라호마.펜실베이니아주 등지에서 존엄사 허용법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중적 정서=미국에서 존엄사가 처음 시도된 것은 1900년대 초입니다. 오하이오주에서 허용법안이 상정됐으나 결국 부결됐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미국에 본격적인 존엄사 허용 찬반 논란이 촉발합니다. 바로 '죽음의 의사'로 알려진 병리학자 잭 케보키언때문입니다. 케보키언 박사는 '죽을 권리'를 주장하며 9년 동안 130명의 불치병 환자의 자살을 도와 2급 살인 혐의로 수감됐다 가석방되기도 했습니다. 뉴욕 한인사회에서도 지난 2013년 뇌종양을 앓던 이성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밝혀 존엄사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이씨는 가족의 반대로 존엄사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은 당시 한인사회에 존엄사에 대한 선택권 여부를 놓고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뉴욕주 유권자 가운데 4명 중 한 명은 존엄사 허용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88%는 불치병에 걸릴 경우 죽음에 대한 선택은 절대적으로 환자가 의사의 자문을 받아 가족과 상의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죽음에 대한 선택권은 환자 본인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또 87%는 불치병 환자의 죽음에 대해 정부가 결정할 권리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신동찬 기자

2016-02-23

존엄사법 시행 임박…이르면 상반기 발효

해가 바뀌면 각종 법규도 바뀐다. 올해에 발효되는 가주의 새로운 법안은 모두 807개. 1일부터 발효됐거나 연내에 발효될 주요 법규를 살펴봤다. 이어폰 두 귀에 꽂고 운전하면 단속=차량 운전 또는 자전거를 몰면서 이어폰을 양쪽 귀에 모두 꽂아선 안 된다.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출동 차량의 사이렌 소리, 다른 차량의 경적소리 등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총기 압류=경찰이 폭력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주민 소지 총기를 임시압류할 수 있게 됐다. 압류를 위해 총기 소유주를 기소할 필요가 없으며 최장 3주간 압류가 가능하다. 총기 압류조치에 불복, 법적대응에 나설 기회도 제공되지 않는다. 프리웨이 전광판으로 뺑소니차 수배=각 지역 경찰국은 프리웨이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을 이용해 뺑소니차 관련 정보를 전파, 범인 검거에 프리웨이 운전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저임금 인상=가주 최저임금이 1일부터 종전의 시간당 9달러에서 시간당 10달러로 1달러 올랐다. 가뭄 내성 조경에 대한 벌금 부과 금지=로컬정부는 주택소유주가 뜰의 잔디를 없애고 가뭄에 강한 식물을 심거나 잔디에 물을 주지 않아도 벌금을 부과할 수 없다. 인조잔디에 대한 벌금 부과도 금지됐다. 고교졸업시험 폐지=가주 고교 졸업장을 받기 위해 졸업시험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 이 법의 효력은 2017~2018학년도까지 지속되고 2004년까지 소급적용된다. 아동 예방접종 사실상 의무화=부모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자녀의 예방접종을 거부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절대 다수의 학생이 가을학기엔 각급학교에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환자에게 죽음 결정권 부여=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환자가 의사의 처방약을 받아 생을 마감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은 헬스케어 관련 특별회기가 끝난 뒤 90일 이후 발효된다. 회기 종료 시점은 결정된 바 없으나 이르면 이달 중 끝날 수도 있다. 운전면허증 신청 시 자동 유권자 등록=가주차량등록국(DMV)에서 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받거나 갱신하는 시민권자는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자동으로 유권자 등록을 할 수 있게 됐다. 시행은 6월 중 가주유권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완료된 이후 가능하다. 임상환 기자

2016-01-01

"존엄사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유혹 경계해야"

당사자가 잘 결정하도록 철저한 교육이 선행돼야 존엄사 부추기는 건 우려 의료계에서도 의견 갈려 지난 10월 제리 브라운 가주 주지사가 서명함으로써 미국에서 5번째로 존엄사가 법(End of Life Option Act)으로 허용된 주가 되었다. 2016년 시행을 앞두고 의견들이 이미 분분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을 가장 가까이 대하고 있는 안상훈 LA암센터 암전문의, 류모니카 카이저병원 방사선 암전문의, 유분자 소망소사이어티 이사장(R.N.)과 조동혁 신장내과 전문의와 함께 의견을 나눠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행될 존엄사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안상훈) 18세 이상인 환자가 2명의 의사로부터 6개월 이상 살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을 때 순전히 본인이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상태에서 15일 이상 간격을 두고 2차례 구두로 존엄사를 희망한다고 말해야 한다. 그런 다음 2명의 증인이 보는 앞에서 존엄사를 원한다는 것을 글로 한 번 적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존엄사 신청서를 2명의 증인이 보는 앞에서 직접 작성하여 이것을 본인이 담당의사에게 전해주는 것이 일 단계의 절차이다. 의사는 위의 진행과정들에 하자가 없는 지를 확인한 다음에 약을 처방하여 직접 환자에게 건네준다. 환자는 이 처방을 갖고 약을 구입한 후 누가 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순수히 자신의 손으로 먹는 것이 이번 존엄사법의 큰 윤곽이다." "(유분자) 지금 우리 소망 소사이어티에서 해오고 있는 '아름다운 죽음 준비하기'와는 그래서 실제의 내용에 차이가 있다. 당사자로 하여금 스스로 목숨을 마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치료를 원치않은 상태에서 서서히 평화롭고 또 마음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말기환자의 경우 더 이상 고통을 받지 않기 위해 어느 단계에서 튜브를 뽑아달라는 환자의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통과된 존엄사법은 우리와 같은 자연사(소극적인 안락사)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액티브하게 약을 본인이 먹음으로써 자신의 생을 자의로 마감할 수 있다. 적극적인 안락사라고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류모니카) 미국에서 1997년에 처음 시행된 오리건주를 보면 2012년에 122명에게 약 처방을 해주었는데 실제로 이 약을 본인이 먹고 생을 마감한 사람은 71명으로 나타났다. 70% 정도가 실제로 본인이 먹고 사망했지만 30%는 자신이 결정해서 약 처방까지 받았지만 막상 그 순간에 마음이 변했음을 말해준다. 지금 이미 실행되고 있는 오리건주를 비롯한 워싱턴주, 몬타나주, 버몬트주의 평균적인 약 복용률은 0.2%~0.3%이다. 이 같은 비율은 미국 외에 존엄사법을 갖고 있는 네덜란드(최초 시행국), 독일, 스위스 등에서도 비슷한 상태다." -이 법이 환자와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나. "(안) 둘 다 영향은 미칠 것이다. 암 4기로 치료가 불가능할 때 호스피스를 권하면 환자 쪽에서는 이제 죽는 것만 기다리라는 것이구나 하면서 절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태에서 스스로 죽음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환자는 한순간의 감정으로 섣불리 선택할 위험소지가 있을 수 있다. 지금은 호스피스와 특히 고통을 줄여주는 증상완화치료가 많이 개발되었다. 호스피스를 권한다고 해서 반드시 곧 죽음을 뜻하지 않고 또 고통 그 차제만도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통증완화치료제에 대한 개발 노력이 이로 인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암전문의로서 앞선다." "(조)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진료하고 있을 때 12개 응급실 중에서 반 정도가 회복되기 힘든 상태에서 튜브에 의존하는 환자들이었다. 이런 환자들은 물론 특히 가족들에게는 약을 먹고 그 상황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당연히 가질 수 있다. 한 예로 투석을 반복해 온 환자들은 이젠 힘들어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는데 이때 의사가 간접적인 방법으로(직접 권할 수 없다) 은근히 유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투석 환자들은 비록 그 순간만 넘기면 다시 계속해서 삶을 살아간다. 환자 쪽이나 또 의사 쪽에서나 자칫 악용할 위험요소가 있다고 본다. 영어로 'physician-assisted suicide(의사 도움을 받아 시행하는 자살)'란 표현을 사용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류) 존엄사의 역사를 보면 호스피스나 안락사는 개인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가 정했다. 나치정부의 경우 선천성 기형이나 지능부족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안락사 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무모한 죽음을 당한 케이스가 몇십만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시대가 변화되어 이것을 인간의 (죽을) 권리라는 이슈로 접근하는데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치료비용, 보험관계 등등 철저한 자본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이 시행을 두고 이견들을 내고 있는 것이다." "(안) 의사라고해서 생명을 대하는 시각이 항상 올바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닥터 류가 지적했듯이 미국처럼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실상 환자에게 의사가 마음을 존엄사쪽으로 유도할 수 있는 유혹들은 사실상 너무나 사방에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극단적인 예로 암선고를 받았을 때 처음에 충격을 받고, 원망하다가 절망하는 단계에 있는 환자에게 옆에서 의사가 '단숨에 고통에서 해결될 방법'이라며 간접적으로 존엄사를 부추길 수 있는 것이다. 닥터 조가 언급한 것처럼 우울한 상태에 있는 환자로서는 쉽게 그쪽을 택할 위험성이 크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존엄사법을 환영하지 않는다." "(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환자들이 충분히 이성적으로 시간을 갖고 고민하여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교육과 계몽이 더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소망 소사이어티에서의 이같은 교육프로그램이 더 홍보돼야겠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 좋은 점은 뭘까. "(류) 굳이 한가지 든다면 오랜 투병 끝에 진정으로 죽음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재차 강조하지만 그 전에 호스피스, 증세완화치료와 충분한 상담이라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카이저병원에서는 윤리위원회가 있다. 만일 존엄사를 생각한다면 당사자가 결정을 잘 내릴 수 있도록 전문적인 상담을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선택하게 된다면 나치정부 때처럼 무모한 생명들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리를 해주신다면. "(안) 설사 6개월밖에 못산다고 해도 지금 본인이 약을 먹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과연 존엄한 죽음일까 의문이 생긴다. 유선생님 말씀처럼 이를 계기로 호스피스와 증세완화치료에 대한 교육과 계몽이 더 요구됨을 느낀다." "(조) 투석이 힘들어서 이제 그만 받고 싶다며 존엄사를 얘기하는 환자에게 나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말릴 것 같다. 그리고 그 환자가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증세를 어떻게든 완화해주는 데 집중할 것 같다. 그것이 의사인 내가 할 일이므로. 그래서 개인적으로 참 궁금하다. 존엄사법에 의료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닥터 안의 말처럼 의사라고 해서 다 한마음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순 기자

2015-11-17

존엄사 윤리 논란…"돈 없으면 죽음 내몰릴 수도"

'돈이냐, 목숨이냐.' 캘리포니아에서 존엄사법이 시행되면 향후 돈과 목숨을 놓고 계산기를 두들기는 또 다른 윤리문제 논란이 대두될 것이라고 LA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말기 환자에게 존엄사를 택할 것을 종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존엄사를 시행하고 있는 오리건주의 경우, 실제로 이 같은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말기 환자 바버러 와그너는 몇 개월이라도 더 살기 위해 생명 연장에 필요한 약 처방을 원했으나, 보험사 측이 약값이 너무 비싸고 처방을 받더라도 생명이 연장될 가능성이 극히 적다면서 보험커버를 거부했다. 하지만 정작 와그너를 분노케 한 것은 보험사 측이 보낸 서한 내용이었다. 서한에는 "존엄사를 택한다면 100% 보험커버가 된다"고 적혀 있었다. 와그너는 "만약 죽음을 택할 것이라면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더 살기를 원한다면 그건 못 도와준다는 얘기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관계자들은 최근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서명한 존엄사법안이 오리건주 존엄사법을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캘리포니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UC어바인 의학윤리 프로그램의 애런 케리아티 국장은 "죽음을 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것을 환자에게 알리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안겨줄 수 있다"면서 "특히 저소득층과 건강보험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환자들은 병원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면 가족들로부터 존엄사의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존엄사를 택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는 확실하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존엄사 법안에 줄곧 반대해 온 테드 게인스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존엄사 법안은 늙고 약한 사람들을 세상 밖으로 쫓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가주에서 통과된 존엄사법안에 따르면 민영 보험사의 경우, 말기 환자에게 존엄사 약 처방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1200만 명의 저소득층이 가입돼 있는 메디캘에서는 존엄사 약 처방을 의료 서비스 프로그램에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해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LA타임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존엄사법이 2016년 11월29일, 늦으면 2017년 3월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엄사법은 주의회 보건특별회기 완료 시점으로부터 90일이 지난 후 효력이 발생하는데, 특별회기 완료가 예산 문제로 인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원용석 기자

2015-10-19

[사설] 존엄사·공정임금법 통과의 의미

캘리포니아주가 잇따라 진보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 5일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전국에서 5번째 주로 존엄사 법안에 서명했다. 종교.의료계 일부의 반대가 있기는 하지만 시한부 환자에게 스스로 자신의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브라운 주지사는 또 6일엔 여성 근로자들이 성별에 따른 임금차별을 받지 않도록 한 남녀 공정임금 법안에도 서명했다. 이로써 동일한 일을 하고서도 남성 임금의 84% 정도를 받는 여성들의 실질 소득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여성뿐 아니라 그동안 임금 및 복지 등에서 차별을 받아온 소수계 복지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주 정부의 이런 진보적 정책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전국 어느 주보다 강한 곳이 캘리포니아이기 때문이다. 가주는 이미 소수계 권익과 동성결혼 합법화 이슈 등에서 전국 어느 주보다 진보적 입장을 보여 왔었다. 가주 정부의 이런 정책은 한인사회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물론 보수적 성향을 가진 한인들에겐 불편하거나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슈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세계의 기본적인 정책 흐름은 '평등'과 '인권' 쪽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특정 종교나 경제적 이해 때문에 시대의 흐름을 반대하거나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끊임없이 복지, 평등, 사랑, 관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정작 특정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존엄사법과 공정임금법의 통과는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확정된 가주 법안들이 한인사회에 스며있는 차별의식을 시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15-10-07

존엄사 허용안, 가주 하원 통과

존엄사 허용법안이 가주하원에서 통과됐다. 정식 법안명 '삶의 마감 선택법안(End of Life Options Act)'은 9일 가주하원에서 찬성 42표, 반대 33표로 가결됐다. 존엄사 법안은 상원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법안은 주지사 서명 후 90일 뒤에 발효된다. 법안 발효 후 10년 뒤 주의회는 법안을 재검토한 뒤 기한 연장여부를 결정짓는다. 하지만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서명 여부가 관건이다. 브라운 주지사는 존엄사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한 적이 없다. 일각에서는 그가 예수회 신학대생 출신이고, 한 때 신부가 되는 게 꿈이었을 정도로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존엄사가 합법인 주는 오리건.워싱턴.몬태나.버몬트.뉴멕시코 등 5개 주다. 죽을 시점을 스스로 선택하고 의사가 이에 필요한 약물을 처방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 찬성은 90년대 이후 60% 중반대에서 7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의학계의 시각도 바뀌고 있다. 의학전문매체 메드스케이프는 지난해 12월16일 미국과 유럽의 의사 2만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의사의 54%가 존엄사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원용석 기자

2015-09-09

워싱턴주 존엄사법으로 126명 자살

지난해 워싱턴주의 자살 보조인 존엄사법으로 워싱턴주민 최소 126명이나 자살 보조약을 요청해 복용하고 스스로 생명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주 보건국이 지난 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4년에 존엄사 법으로 176명이 자살 약을 요구해 받았다. 이같은 것은 그 전해보다 조금 늘어난 것이다. 자살 보조 약을 받은 176명중 170명이 사망했는데 이중에는 실제로 약을 복용하지 않고 사망한 사람도 있다. 워싱턴주 보건국은 이들중 몇 명이 자살 약을 복용했는지 여부를 알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자살 보조약으로 자살한 사람들은 21세부터 101세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모두 케스케이드 산맥 서부 지역에 살았으며 모두가 백인이고 대부분 암 환자였다. 또 존엄사 프로그램에 참가한 거의 모두가 건강 보험도 가지고 있었다. 존엄사 사망자들은 대부분 집에서 마지막 시간을 가졌으나 일부는 하스피스 케어를 하고 있었다. 워싱턴주는 존엄사법이 6년전 시행된 이후 시한부 병을 앓고 있는 725명 성인이 의사가 처방해준 자살 보조약을 먹고 사망했다. 워싱턴주는 2008년 11월에 주민발의안으로 회부된 주민투표에서 60퍼센트 찬성으로 존엄사법을 통과시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성인들이 자살약을 의사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은 미국에서 오리건주에 이어 2번째이다. 존엄사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환자들은 “불치병 등으로 자신들이 스스로 살 수 있는 능력이 없어져 추하게 죽는 것을 원치 않는 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고귀한 생명을 인간이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잘못이고 또 병을 고쳐야 할 의사가 사람을 죽이는 약을 처방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0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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